http://www.bluestars.co.kr/xe/files/attach/images/164/a040321299b3729d7f9359c13b9d6ed6.jpg
릴로안 일기

2017. 01. 07 토요일 (맑음)

2017.01.07 18:21

건우지기 조회 수:361

손톱밑의 때를 벗겨낼려고 해고 좀처럼 때가 다 빠지지 않는다.

아침식사 전부터 정원의 나무들을 가지치기를 하며 잡초도 함께

뽑았는데 깊숙히 뿌리를 틀고 있어 뿌리채 잘 빠지지 않아 손을 많이

사용하다보니 흙이 손톱밑까지 파고들어 보기 흉하다.

비누와 칫솔을 이용하여 씻어내는데도 어렵다.

그래서 거의 손톱을 짧게 깍다보니 너무 잘라 항상 손톱밑이 아픈 경우가 많다.

어쩔땐 바쁘다보면 대충 씻어내기에 손님과 식사를 할 때 깜짝놀라 손을 감춘 적도 있다.

그리고 다이빙을 하며 물속에서 연신 손을 닦기도 했다.

예전 시골에 가면 어르신들의 손이 많이 갈라지고 트고 항상 손톱밑에 흙이 박혀있는

것을 쉽게보며 어린 마음으로 왜 손을 깨끗히 안 닦는지 의아해 하기도 했고

그 손톱밑에 왜 흙이 박혀있는지 생각도 하지 않았다.

하루종일 논과 밭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의 삶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리조트에서 일을 하며 시간이 나기만 하면 정원에 앉아 잡초를 뽑는 것이

나의 일 중 하나가 되었다.

잡초는 특히 다른 식물과 달리 뿌리가 깊다.

그들도 인간들에게 제거대상인 줄 아는 모양이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살아남기 위해 뿌리를 깊숙히 내리나 보다.

뿌리채 뽑을려고 하다가도 잘 안 빠지면 그냥 포기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살아남으려는 지혜(?).

어쨌든 잡초의 끈질긴 생명력은 배워야 한다.

직원들도 이런 잡초를 제거하는 작업은 싫어 한다.

시키면 마지 못해 하지만...

그래서 늘 내차지이다.

지금 리조트엔 두 명의 한국인이 더 상주하고 있다.

예전엔 나 혼자 있었지만 지금 한국인 강사 한 명 그리고 내년에 강사에 도전할

친구 한 명이 상주하고 있다.

이들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잡초를 제거할 때면 방에서 나오지도 않는다.

이들도 나와서 잡초라도 뽑으라면 뽑겠지만...말하기 싫다.

스스로 도와주려는 마음으로 작업을 해야지 그냥 시켜서 하는 작업은

능률도 없다.

그들은 이런 작업은 그냥 필리핀 직원들만 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왜 궂은(?)일을 마다할까?

리조트를 가꾸고 만드는 작업 중의 하나인 것을 너무나도 우리들은 큰 일만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무엇이든지 작은 일부터 시작되는 것인데...

그리고 마음가짐 이것이 중요하다.

젊었을 때 조금이라도 더 움직려는 능동적인 시고방식이 중요하다.

리조트를 혼자 운영할 때나 인원이 조금 더 늘어났을 때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면 필요없는 것은 아닌지...

그리 큰 기대도 하지도 않는데.

오늘도 정원가위에 엄지손가락이 조금 찢어졌다.

대충 알코올로 씻어내고 흐르는 피를 닦아내며 작업을 하니 여직원들이 놀란다.

이런 상황이 생기면 더 오기가 생겨 일에 몰두하게 된다.

사람이 포기를 하면 더 독해지는 경우가 있다.

더 이상 버릴 것도 망가질 것도 물러설 곳도 없을 때처럼.

군생활을 하며 이런 경우를 많이 느꼈고 그리고 아프리카 사하라사막을 횡단할 때도

이런 마음이 있었다.

항상 독하게 살아야 한다고 되새기곤 했다.

무엇이 그리고 어떻게 사는 것이 독하게 사는 것인지 아직도 잘모르겠다.

다른 사람에게 독하게 살면 그 것은 안 되는 것이리라.

오직 내 자신에게 독하게 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내 스스로 내 자신에게 독해야 한다.

남보다는 풍족하게 살지 못해도 그냥 바르게 착하게 살면 된다.

그러면 손가락질은 받지 않겠지.

이것이면 잘사는 방법이 아니겠는가.

그리 큰 욕심도 없다.

내 가족의 행복과 직원들의 행복까지만이라도...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

꿈은 이루어진다고 하는데...다시 꿈을 가져야 겠다.

꿈과 희망이 없는 것은 곧 죽음과도 같기에...


오늘도 파도가 있다.

이제 그만 멈추어주면 좋으련만...

내일부터 다이빙이 시작되기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51 2017. 02. 16 목요일 (흐리고 비) 건우지기 2017.02.16 328
750 2017. 02. 15 수요일 (맑음) 건우지기 2017.02.15 310
749 2017. 02. 14 화요일 (맑고 흐림) 건우지기 2017.02.14 329
748 2017. 02. 13 월요일 (맑음) 건우지기 2017.02.13 301
747 2017. 02. 12 일요일 (맑음) 건우지기 2017.02.12 295
746 2017. 02. 11 토요일 (흐리고 조금 비 그리고 맑음) 건우지기 2017.02.11 361
745 2017. 02. 10 금요일 (흐리고 비) 건우지기 2017.02.10 296
744 2017. 02. 09 목요일 (맑고 흐리고 비) 건우지기 2017.02.09 271
743 2017. 02. 08 수요일 (맑음) 건우지기 2017.02.08 305
742 2017. 02. 07 화요일 (맑음) 건우지기 2017.02.07 334
741 2017. 02. 06 월요일 (맑음) 건우지기 2017.02.06 303
740 2017. 02. 05 일요일 (맑음) 건우지기 2017.02.05 348
739 2017. 02. 04 토요일 (맑음) 건우지기 2017.02.04 311
738 2017. 02. 03 금요일 (맑고 비) 건우지기 2017.02.03 302
737 2017. 02. 02 목요일 (흐리고 조금 비 그리고 맑음) 건우지기 2017.02.02 339
736 2017. 02. 01 수요일 (맑고 흐리고 조금 비) 건우지기 2017.02.01 367
735 2017. 01. 31 화요일 (약간 흐리고 맑음) 건우지기 2017.01.31 354
734 2017. 01. 30 월요일 (아주 맑음) 건우지기 2017.01.30 318
733 2017. 01. 29 일요일 (흐리고 맑고 조금 비) 건우지기 2017.01.29 289
732 2017. 01. 28 토요일 (맑고 비) 설날 건우지기 2017.01.28 272

http://www.bluestars.co.kr/xe/files/attach/images/164/74d943b0ed16fbbd6010b477caaa4d59.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