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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오후 2시쯤 여덟 분의 손님께서 세부로 출발하셨습니다.

현재 리조트엔 한 분의 손님도 계시지 않습니다.

그저 높은 파도소리만 리조트를 감싸고 있습니다.

어제 그리고 오늘 오후에 들어서면서 파도가 아주 높아지고 있군요.

건너편 네그로스섬은 오늘도 비구름에 휩싸여 있습니다.

필리핀의 날씨와 특히 바다의 상황을 예측하기 힘이 듭니다.

올 해 겨울 필리핀의 기후변화는 특이할 정도로 심각합니다.

추운 한국의 겨울을 피하여 이곳으로 오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제대로 필리핀의

바다를 만끽하지 못 하시고 가시는 경우가 많아져 걱정입니다.

정상적인 날씨와 바다를 매일 기대하지만 좀처럼 나아질 기색이 없습니다.

모르죠?

내일 바다가 급속도로 좋아 질 지...왜냐하면 손님이 계시지 않기 때문에...

정말 이상할 정도로 손님이 계시지 않으면 바다가 좋았다가 손님이 오시게 되면

얼굴을 바꾸어 버립니다.

그래서 손님들 입장에서는 제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실 수도...

정말 아닌데.

어쨌든 손님이 계시든 계시지 않든 항상 바다가 조용했으면 하는 바램이 큽니다.


오늘 새벽에 한국으로부터 박 강사가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맛있는 마트 빵과 떡국떡을 가지고 왔습니다.

거기에다 백김치도요.

저번에 제가 정말 좋아하는 떡국이 먹고싶다고 했더니 떡국떡을 사와서 오늘 저녁 박 강사가

손수 떡국을 끓여 아주 맛있게 같이 먹었습니다.

그 어떤 산해진미보다도 한 그릇의 떡국이 맛있더군요.

아끼고 아끼면서 천천히 먹었는데...제가 제일 빨리 먹고 말았습니다.

두 번 더 떡국을 만들 수 있는 양의 떡꾹이 있다고 하니 벌써 기다려 집니다.

오늘 정말 맛있는 저녁상을 만들어 준 박 강사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아주 먼 곳에서 가지고 와 준 떡꾹이기에 더욱 더 고맙고 감동이 있습니다.

이곳에서의 생활이 거의 군대같은 기분이라 늘 한국음식이 그립습니다.

이곳에서 매일 한식을 먹지만 한국에서 김장김치 하나 놓고 먹는 밥보다 못 합니다.

아무리 좋은 해산물을 싸놓아도 그렇습니다.

한국음식이 그립다는 것은 한국이 그립다는 말과도 같겠지요.

정말 그립군요.

나의 고향과 나의 집과 나의 친구와 나의 가족이...

그리고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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