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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15. 07. 05 일요일 (흐리고 비)

2015.07.05 17:15

건우지기 조회 수:585

태풍의 간접적인 영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나 봅니다.

어제와 오늘 바람이 불고 파도가 거세졌습니다.

오늘 딱 3분정도 햇빛이 반짝한 후로 흐리고 지금 제법 굵은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특근 중인 인부들의 작업이 비로 인하여 중단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다이버들은 열심히 다이빙을 하고 있고요.

릴로안의 파도가 거세 오늘도 저희 리조트 앞에 와서 다이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저희 리조트엔 현재 손님이 계시지 않습니다.

이렇게 일기가 고르지 못 한 날은 손님 입장에서는 투어를 잡지 않으신 것이 다행이지요.

그러나 이런 날 다이빙도 또 다른 묘미가 있습니다.

잠시 동안의 굵은 비가 멈추네요.

인부들의 작업은 다시 시작되었고요.

인부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보고 있잖니 참으로 안쓰럽고 힘겨운 삶을...

인간으로 태어나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 있는지...

그러나 저들 나름대로 또 다른 행복이 있겠죠?

도리어 안쓰럽게 바라다 보는 제가 더 불행할 수도 있겠고요.

다른 환경, 다른 문화에서 사고의 차이가 분명 있을 것입니다.

도리어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것은...이해가 안 될 때도 많습니다.

그들은 아주 조그마한 것에서 행복을 찾고 느끼는 것일까요?

아니면 제 마음 속에 욕심이 많아 저들이 불행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드는 것은 아닐까요?

어쨌든 분명한 것은 같은 인간으로서 같이 살아가며 행복이라는 것을 공유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사람이 고민을 하지 않고 살아 갈 수 있을까요?

그 것은 분명 욕심이고 허황된 꿈이겠지요?

고민이 깊어 그 것이 큰 고통으로 다가 올 때 우리는 힘들어 하고 지치게 됩니다.

그 순간에 삶을 포기하고 극단적인 길을 걷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그 고통을

아주 힘들게 그래서 멋지게 극복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고요.

우리 인간에게는 우리가 모르는 초인적인 힘이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고 생을 마감하는 것도 뜻깊은 길이리라 생각해 봅니다.

그동안 리조트를 운영하며 많은 일들이 힘에 부칠 때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없다고는 할 수 없고요.

이럴 때마다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했고, 고민에 고민을 했습니다.

힘겨운 일이 많았죠.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얼마든지 부딪치고 견딜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신적으로 다가오는 고통은 버거울 때가 먾습니다.

모든 것을 혼자 생각하고 혼자 집행하기에 한편으로는 부딪침이 없을 수도 있겠으나

또 다른 한편으론 외롭습니다.

인간이 혼자 살 수 없는 것이기에...

직원들과의 대화는 한계가 있는 것이고 주제와 목적 또한 틀림니다.

그리고 정서와 문화도 확연히 다른...

하루 하루 고민이 없다면 거짓말입니다.

완벽해 지고 싶고 그래서 완벽해 지려고 노력하기에 그만큼의 고민이 따릅니다.

배운 것도 실력도 없기에 항상 마음이 불안하고 긴장되고 그 것을 해소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길밖에는...그래서 사람이 더 무뚝뚝해 지고 말수도 줄고 웃음도

잃어가나 봅니다.

사람은 웃을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 하죠.

간혹 저에게도 손님들께서 웃을 때가 가장 멋지다고 말씀해 주시는데 그것이 잘 안 되네요.

비 오는 날 이곳의 소식을 전해 드리다가 괜히 혼자 주절주절댔습니다.

죄송합니다.

늘 기분 좋은 소식, 환한 소식만 전해 드려야 하는데...

글을 쓰다보면 제 마음을 쓰게 되네요.

유일하게 여러분과 소통할 수 있는 이 길뿐입니다.

그렇다고 여러분께서 답변을 달아주시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릴로안 일기는 제 삶이

되었습니다.

리조트를 운영하며 고뇌와 애환 그리고 행복이 여기에 있습니다.

좀 더 글을 멋지게 써서 여러분께서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되어야 하는데

이 재주밖에 안 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죽을 때 이 릴로안 일기를 책으로 만들어 보면 부끄러운 일이겠죠?

리조트를 처음 시작할 때의 릴로안 일기들이 홈피가 삭제되는 바람에 그 내용들이

다 날라가서 찾을 수 없어 아쉽지만...그냥 저의 생각과 바램을 적어 보았습니다.

불가능한 일이지만.

요즈음은 강아지에게 정을 붙이고 있습니다.

그래도 강아지들은 제 마음을 잘 아는 것 같아요.

특히 악동이가요.

제가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대상이 저희 직원들이 아니라 강아지들입니다.

강아지들과는 한국말을 하지요.

그래서 좋습니다.

어설픈 영어보다는...

 

감사합니다.

괜히 비오는 날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보고싶은 사람도 많고 괜히 서러워지고, 소줏잔이라도 부딪치고 싶은 날입니다.

혼자는 청승 맞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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