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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14. 08. 01 금요일 (맑음)

2014.08.01 09:01

건우지기 조회 수:658

이틀째 바다가 아주 정상적(?)이고 평온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다가 이렇게 잔잔한 건만이 바다의 원래 모습은 아니겠지요.

어떻게 보면 거칠고 웅장한 파도가 몰아치는 모습이 바다의 원래 모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이렇게 엄마 품 속같은 포근한 바다가 원래 바다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다행히 내일부터 손님들께서 오시기에 안정이 됩니다.

그러나 또 모르지요.

내일부터 또 거친 바다가 될 지...

 

저의 인생을 뒤돌아 보니 반평생 이상을 바다와 함께 했군요.

물론 중간에 하늘과 산에 미쳐 생활한 적도 많지만...

글라이딩을 하다 팔을 다쳐 수술을 하고 기브스를 한 상태에서

산이 그리워 산을 헤매인 적도 있기는 합니다.

평일 퇴근 후 배낭을 메고 가까운 북한산에 올라 비박을 하며

밤을 지새우고 새벽에 산을 내려와 출근준비를 하여 출근한 적도 있고요.

그렇지만 거의 많은 시간을 바다에서 보낸 것 같습니다.

그로인해 바다에서 느꼈던 공포심도 상당했고요.

특히 군에서 인양작업을 하며 공포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칠흙같은 어두운 바다에서 오직 손으로 더듬으며 작업을 할 때

갑자기 무언가와 부딪칠 때 소름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폐쇄된 철판의 공간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머무를 때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오직 홀로 된 것 같은 두려움...

그래서 세월호의 사고를 보며 희생된 어린 아이들의 마음을 알기에

가슴이 더 아픈 것인지도 모릅니다.

매순간에 느꼈던 무서움, 두려움 그리고 좌절...

지금 생각해도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왜 우리의 사고대처능력이 이것밖에 안 될까요?

말로만 떠드는 그러한 부류들은 제발 이 세상에서 없어지기를...

다시 한 번 어린 학생들의 넋을 기립니다.

그리고 세월호 구조작업에서 희생된 분들의 명복도 빌어 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작업에 몰두하고 계신 분들의 안녕도 빌어 봅니다.

다시는 이러한 대형사고 아니 조그마한 사고도 일어나지 않기를

우리들은 철저히 확인하고 확인해야 합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오늘 아침 이러한 생가을 해 보았습니다.

바다를 좋아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안전한 오늘 하루가 되시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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