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방문을 열어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기고 큰 숨을 쉬어 본다.

무거웠던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다.

바람이 필요할 때 이렇게 불어주는 바람이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준다.

회오리 같은 조류가 거칠게 몰아친다.

역동적인 바다가 이곳에 있다.

저곳에서 아마도 거북이가 춤을 추고 있을 듯.

그러나 바다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일어나지 않는다.

왜일까?

바다 멀리 네그로스섬으로 향하는 배가 눈에 들어 온다.

넘어 가고 싶다.

아무 곳이라도 그저 떠나고 싶다.

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잠시라도.

오전 꽃나무들을 정리하고 말끔히 청소를 마쳤다.

찾는 이 없는 리조트이지만 깔끔한 리조트가 좋다.

마음이 정리된 것처럼 정리된 리조트가 좋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준비된 리조트가 좋다.

아직은 아니다.

건우다이브는 완벽하게 준비되어 부럽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도 있다.

내 스스로의 답은 아직은 아니다.

나의 배가 아직...

빌리는 배로 다이빙 하는 것은 정말 싫다.

배가 완성되는 그 날까지 시간이 빨리 흘러갔으면...